사람과칼럼 법무칼럼

사회 저명인사들이 참여 하여 따뜻한 사람사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법무정책에 대한 따끔한 충고 및 의견을 개진하며 법무부는 이같은 여론을 적극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칼럼 필진 소개

나 한국말 알아, 때리지 마세요

>추규호 본부장 추규호 본부장

얼마 전 주말에 대학로에서 직원들과 연극을 봤다. 가난한 우리 이웃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동생 학비를 벌기 위해 한국에서 불법체류 중인 몽골 청년 솔롱고와 돈을 벌러 상경한 강원도 처녀 나영의 사랑은 우리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솔롱고는 무지개란 뜻의 몽골어로 몽골 사람들은 한국을 솔롱고라고 부른단다. 필리핀 노동자 낫심이 “나 한국말 알아. 아파요, 돈 줘요, 때리지 마세요”라고 노래할 때는 모두 함께 웃었지만, 불법체류자이기에 겪는 인권침해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안쓰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법 집행 과정에서 기본적 인권 존중은 당연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1만 명의 불법체류외국인이 있다. 전체 체류 외국인 117만 명의 약 18%다. 이들의 대부분은 솔롱고와 낫심처럼 우리나라에 돈을 벌러 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대체로 한국 사람들이 더럽고, 어렵고, 위험하다며 하기 싫어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이유들을 들어가며 불법체류자를 단속하지 말라고 한다. 이들을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법을 어겼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인권과 존엄을 보장해야 한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외국인이 불법체류하게 되는 시점부터 한국 정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미 생활현장에서 인권이 침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외국인이 관련 법규정을 쉽게 위반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엄정한 법 집행은 반드시 필요하다. ‘법의 지배(rule of law)’가 확립되지 않은 선진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법 집행 과정에서 이들의 기본적인 인권이 지켜져야 함은 물론이다.

불법체류외국인 대책 강화는 세계적인 추세

불법체류자에 대한 대책 마련에 각국이 골머리를 앓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세계 경제 침체로 각국의 실업률이 증가함에 따라 그 강도는 더 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15일과 16일 브뤼셀에서 개최된 EU 정상회의에서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 의해 이민정책이 주요 의제로 채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U 회원국은 공동으로 불법체류자에 대한 통제와 국경관리를 더욱 강화할 것이 예상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는 올 연말까지 멕시코 국경 2,000 마일 중 670마일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1996년 6,000명에 불과하던 국경수비대를 내년까지 18,000명 이상으로 증원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 아리조나대학교의 Raquel Rubio-Goldsmith 교수에 의하면 1990년대에 국경 지역 사막을 건너다 사망한 멕시코인이 125명에 불과하였는데 2000년 이후에는 1,00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동서독 통일 전 베를린 장벽을 건너다 사망한 사람이 28년 동안 300명이 안된다고 하니 대단한 숫자다. 돈을 벌기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과 이를 막기 위한 국가의 소리 없는 전투, 긴장감이 느껴진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불법체류외국인들의 법 경시 풍조는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다. 지난 5월에는 16년 이상 불법체류하면서 법외 외국인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네팔인이 단속되어 본국으로 추방됐다. 9년 이상 불법체류하던 부위원장 방글라데시인과 함께. 이들은 일부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공공연히 집회에 참여, 불법체류자 합법화를 주장하는가 하면, 한미 FTA 반대, 이라크 파병 반대 등 정치적 시위 활동도 했었다. 작년 11월에도 10년 이상 불법체류하면서 이런 활동을 하던 법외 노조 간부 3명이 단속된 바 있다.

불법고용은 모두에게 손해

지난 9월 정부는 5년 이내에 불법체류외국인 수를 총 체류 외국인의 10% 이내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2012년 체류 외국인을 150만 명으로 예상한다면, 15만 명 이내로 줄이겠다는 거다. 우선 올 연말까지는 20만명 대로 줄이고자 노력 중이다. 정부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장기적인 종합계획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고용주를 비롯한 우리 국민들의 준법의식이 관건으로 작용한다고 할 것이다. 불법 고용은 결과적으로 외국인이나 고용주 모두에게 손해라는 사회적 인식이 널리 퍼져야 한다. 지속적으로 계도활동을 펼칠 것이다.

또한, 외국인의 불법체류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는 사증발급과 입국심사를 강화할 것이다. 지난 7월 불법체류율이 높은 아시아의 ‘B국’과 사증면제협정을 일시정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극에서 낫심은 단속되어 본국으로 추방됐다. 솔롱고는 사랑하는 나영과 함께 어디론가 떠난다. 이들이 겪을 어려움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계속 숨어서 지낼 수는 없다. 불법체류라는 어려운 신분을 정리하고 둘의 사랑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본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추 규 호 (khchoo75@moj.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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