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칼럼 법무칼럼

사회 저명인사들이 참여 하여 따뜻한 사람사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법무정책에 대한 따끔한 충고 및 의견을 개진하며 법무부는 이같은 여론을 적극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칼럼 필진 소개

외국로펌이 우수할 것이라는 편견

이제는 현실인가?

윤용석 변호사 윤용석 변호사

지난 3월2일 국회에서는 향후 국내 법률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률 하나가 통과됐다. ‘외국법자문사법’이 그것이다. 이 법의 내용은 외국 로펌이 우리나라에 지사를 설립할 수 있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외국 변호사의 영업활동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향후 자유무역협정(FTA)이 통과될 경우 국내로펌과 외국로펌의 업무제휴를 허용하는 등 추가로 개방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사실 이것은 해마다 되풀이 되는 주제로서 너무 오랫동안 나왔던 이야기라 큰 울림이 없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전혀 걱정이 안되는 것 또한 아닌게 사실이다. 결국에는 올 것을 이제 맞이하는 심정이랄까.

이제는 현실이다. 우리 로펌업계나 변호사업계, 더 나아가 법조계에 주어진 현실이다. 현실 그 자체에 대해 ‘좋다’, ‘나쁘다’라는 가치판단을 해 본들 돌이킬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주어진 현실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모색할 뿐이다.

법률시장 개방, 이미 준비는 끝났다

먼저 법률시장 개방을 바라보는 큰 관점에서 두 개의 인식이 있다. 하나는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관점이고, 또 하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기회’에 방점을 찍고 준비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에 와서 준비를 시작한다는 것은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국내 법조계는 오랫동안 법률시장개방을 기정사실화하고 음으로 양으로 준비를 해 온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어떻든 ‘법률시장개방’이라는 단어를 오래전부터 거듭 접하고 보니 처음의 두려움이나 위기의식은 이제 “그리 새삼스러운 뉴스도 아니구만”이라는 반응을 넘어 거의 식상할 정도의 주제에까지 이르른 것이다.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 광장(Lee & Ko)도 오래전부터 법률시장 개방을 기정사실화하고 준비해 왔다.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대형화와 전문화’가 그것이다. 실제로 국내 로펌의 규모는 날로 대형화가 이루어졌다. 필자가 속한 법무법인 광장(Lee & Ko)은 전문 인력이 이미 250명 수준에 도달했을 정도다. 최고의 엘리트라는 자부심이 가득한 변호사들이 양보와 협동을 요구하는 ‘동업’이 과연 가능할까 의심하던 과거 권위 사회에 비하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느껴질 만하다.

대형화에 비례해서 전문화도 많이 진행되었다. 필자가 변호사를 시작할 때에는 모든 분야를 다 아는 척 했었는데 이제는 변호사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업무분야도 매우 세분화되었고 각 분야마다 젊은 변호사들이 집중적으로 실력을 발휘하는 바람에 종전에 ‘만능박사’라고 불리는 변호사는 이제 설 자리가 없다고 할 정도이다. 그만큼 다양한 자질을 가진 변호사를 각 전문분야마다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된 시대가 되었다고 하겠다.

한국 변호사들 열정과 실력, 서구 변호사들도 인정

여기서 한 가지 아쉬움을 말하고 싶다. 법률시장 개방을 추진하거나 지지하던 의견들 중에는 국내 법률서비스가 외국의 그것보다 수준이 낮다는 편견도 일부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이고 편견이다.

외국에서도 변호사들 중에 최고의 변호사들은 다른 나라가 아닌 자국의 중심 도시에서 집중적으로 법률 활동을 한다. 마찬가지로 국내 최고의 변호사들도 우리나라에서 법률 활동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금 한국 로펌 변호사들은 한국 법률에만 숙달된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의 문화, 체질, 영업 목표를 가장 잘 이해하고 그에 잘 맞는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고의 실력자들이다. 실제로 한국 변호사들의 일에 대한 열정과 집착은 오히려 지나치다시피하여 즐기며 살 줄 아는 서구 변호사들의 눈에는 괴이함과 경이로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고 그 이후에 10 여 년 동안 우리 변호사들이 각종 부실기업 정리등 수많은 케이스를 처리하면서 외국이 겪어 보지 못한 온갖 종류의 다양한 종류의 법률 일들도 경험하여 눈부실 정도로 실력이 향상된 것 또한 사실이다. 필자가 유럽 변호사들을 만나보면 자기네들은 아직도 파산, 도산, 회사갱생등에 관한 경험이 거의 없고 관련 법률도 현대에 맞게 정비되어 있지 않아 작금의 금융위기로 인한 사건들을 처리하기에 혼란스럽다는 말들을 하는 것을 듣게 된다.

법률시장개방의 부작용에도 관심을

우리나라와 외국의 법률문화는 이질적인 측면이 많다. 특히 사회에서 기대하는 ‘법조인의 자세’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비록 국내에서 법조인들이 많은 질타를 받기도 하지만, 그만큼 사회적인 기대치가 높다는 반증일 수 있다. 그 기대치를 절대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한 점은 국내 법조계 스스로 반성을 하고, 끊임없이 고쳐나가야 할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로 인해 외국 법조인들이 국내 법조인들보다 사회적 기대치를 충족시킬 것이라는 어떠한 증거는 되지 못한다. 오히려 법률시장 개방으로 인하여 법조인으로서의 품위와 절제, 양심과 도덕성이 사라지는 상황이 도래하는 것은 아닐까?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을 것이지만,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할 일도 아니다. 외국에서는 부실한 업무 수행, 비윤리적 행위에 대하여 변호사 협회가 매우 엄중히 심사하고 가차 없이 자격을 박탈하는 등 중대한 조치를 예사로이 행한다. 이것을 선진 법조계의 모범 사례라고 높이 평가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그 사회에서는 비양심적이고 부실한 변호사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례가 빈번해 왔다는 반증이 아닐까.

법률시장 개방이라는 의미가 절대적인 선도, 악도 아니듯, 그로 인해 우리 눈앞에 펼쳐질 상황도 절대적으로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인 것도 아닐 것이다. 또한 그로 인한 결과도 절대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것, 혹은 나쁜 것으로만 평가할 일도 아닐 것이다. 우리 법조계로서는 변화하는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고, 사려 깊게 평가하고, 철저히 비판하고, 열심히 고쳐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법률시장 개방을 직접 맞닥뜨리는 변호사업계든, 법률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일반 소비자든,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나 국회든, 이 모든 주체들의 현명한 상황인식과 적극적인 대처를 필요로 하는 시대로 접어들어 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윤용석 변호사 프로필

주요 경력
2001.7~ 現)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2007.1 ~現) 서울고등법원 조정위원
1992.6 ~現) 대한상사중재 중재인
2004,1 ~ 2007.1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1980.8. 제10기 사법연수원 수료
1978.5. 제20회 사법시험 합격
학력
1990미국 University of Washington School of Law 석사(LL.M.)
1978서울대 법학 학사
1974경기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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