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인권정책과. 2020 Sep [8호], 국제인권 뉴스레터(이하 상세설명)

코로나19가 가져온 온라인 세상은 모두에게 공정하고 공평한가?

전문가들, 온라인 교육과 온라인 시험에 불평등 숨어있어.

Photo by Feliphe Schiarolli : 교실 안에 의자와 책상만 있을 뿐 아무도 없는 사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상당수의 국가는 온라인 교육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습니다. 우리나라도 학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지키면서도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하고자 온라인 개학을 시행하였고, 학생들에게 원격수업을 제공했습니다. 또 밀폐된 공간에서 시험을 볼 수 없게 되자 여러 대학과 기업들은 온라인으로 시험을 진행했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 없이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볼 수 있는 온라인 세상. 이 세상은 코로나 19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공간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이 과연 모두에게 공정하고 공평할까요? 온라인 세상이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보고서와 전문가 의견이 나왔습니다.

디지털 학습이 소득 간, 인종 간 격차를 늘릴 수 있다.

코로나19로 191개국이 학교를 폐쇄했고, 이는 15억 명의 학생들과 6천3백만 명의 초중등 선생님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네스코(UNESCO) 협력기관인 교사특별전담조직(Teacher Task Force)는 현재 전 세계 학생 인구의 절반가량인 8억 3천만 명의 학생들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 있고, 40% 이상이 집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원격 교육의 격차는 저소득 국가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나는데, 사하라 사막 남쪽 아프리카 국가의 학생 중 약 90%가 가정용 컴퓨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5천 600만 명이 모바일 네트워크가 제공되지 않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교사들도 어려움에 직면해있습니다. 교사들은 온라인으로 학습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안정적인 교육 시스템이 갖춰진 곳의 교사들조차 대면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맥캔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가 지난 6월 발표한 미국의 코로나19와 학생들의 학습 실태 연구보고서는 소득 수준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성과뿐 아니라 인종 간의 불평등도 심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학습 출석 빈도는 고소득층 학생들 90%가 규칙적으로 출석했지만, 저소득층의 학생들 60%만 규칙적으로 출석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들은 전체의 60~70%만 온라인 수업에 정기적으로 접속하고 있어 수업 참여율도 백인 학생들에 비해 저조하다고 하였습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이 학업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을 때, 대면수업과 비교해 백인 학생들은 학업성취가 평균 6개월 정도 뒤처질 수 있지만, 히스패닉 학생들은 9.2개월, 흑인 학생들은 10.3개월까지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전체 평균은 6.8개월).

온라인 수단, 학습권 제한되어선 안 돼.

유네스코(UNESCO) 사무총장은 “모든 사람을 연결하기 위한 노력은 증대되어야 하되, 온라인 수단이 지속적인 교육과 학습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며, “이미 존재하고 있는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인터넷 없이도 학습할 수 있도록)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 등 다른 대안들도 마련해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지난 4월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대체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학습이 디지털기기가 없거나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교육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대책을 마련하였습니다. 교육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학생을 위한 원격교육 환경을 구축하겠다.”라고 밝히며, 데이터 사용량 및 요금에 대한 걱정 없이 EBS를 비롯한 주요 교육사이트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 3사(KT, SKT, LGU+)와 협의하였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스마트기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큰 초등학교 저학년(1, 2학년)생들을 위해 스마트기기 없이도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EBS와 시도교육청과 협력하여 맞춤형 콘텐츠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시대, 온라인 시험은 ‘좋은’ 방법처럼 보이나 실상은 아니다.

미국의 뉴저지 대법원은 올해 변호사 시험(bar exam)을 온라인으로 시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한 것으로 온라인으로 변호사 시험이 치러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런데 온라인 시험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으면서도 변호사 시험을 시행할 수 있는 ‘좋은’ 방법처럼 보이나,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들은 국제법률저널 쥬리스트(Jurist)에 논평을 내고 “온라인 시험에 심각한 인종적, 사회경제적, 기술적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들은 “미국 변호사의 약 82%는 백인, 8%는 아시아인, 4% 라틴계, 4%는 흑인”이라고 언급하며, 미국의 인종 별 인구 비율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백인 변호사가 많다는 것은 로스쿨 지원과정부터 교육 시스템 전체에 인종차별적인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불평등이 온라인 시험으로 인해 증폭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비백인의 경우 온라인 시험을 치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뉴저지 학위특권연합(the Coalition for Diploma Privilege in New Jersey)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변호사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조용한 환경이 준비되어 있냐는 질문에 백인의 62.2%가 ‘그렇다’라고 답했지만, 라틴계는 14.7%, 흑인은 10.5%, 아시아인은 7.9%만이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온라인 시험을 보기 위해 안정적인 인터넷망이 공급되어 있냐는 질문에는 백인의 62.8%가 ‘그렇다’라고 대답했지만, 라틴계는 13.6% 흑인은 10.7%, 아시아인은 8.1%만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들은 기존 9월에서 10월로 시험이 미뤄지면서 발생하는 재정적인 어려움도 인종 별로 다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들은 “시험이 미뤄지면서 수험생들은 한 달 더 시험 준비를 해야 하고, 변호사 자격증을 한 달 늦게 취득하게 된다. 설문조사에서 흑인수험생 대부분이 재정적인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고용불안의 부담도 백인 수험생보다 흑인 수험생들이 더 크게 느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온라인 시험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문제도 언급했는데, 온라인 시험에서 사용하게 될 부정행위감지 소프트웨어가 몇몇 수험생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부정행위를 감지하는 소프트웨어는 자녀들이 방에 들어가거나, 화장실을 자주 사용하거나, (필요한) 약을 먹는 등의 상황을 부정행위로 간주할 가능성이 큰데, 이는 아이를 키우는 수험생들과 장애가 있는 수험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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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News,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디지털 학습으로 놀라운 격차가 생겨 [영문] (2020.4.21.)
맥킨지리포트, 미국에서 COVID-19와 학생들의 학습: 상처는 평생 지속될 수 있습니다. [영문] (2020.6.)
Jurist, [논평]온라인 변호사 시험 뒤의 불평등과 기술 (2020.7.18.)
대한민국 교육부, [보도자료] 모든 학생을 위한 원격교육 환경 구축에 총력. [국문] (2020.4.1.)
대한민국 교육부, [보도자료] 초등학교 1, 2학년 원격수업, 스마트기기 없어도 괜찮아요. [국문] (2020.4.6.)

자세히 알기

유네스코(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UNESCO)란?

-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로도 불리는 유네스코는 1945년 11월 UN의 전문기구로 설립되었다.
- 유네스코는 세계평화 정신에 기초하여 회원국 간 상호이해 촉진 및 이를 위해 필요한 국제협정 체결을 권고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교육·과학·문화 분야에서 인류의 균형적 발전에 중점을 둔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지적·윤리적 차원의 국제협력을 도모한다.
- 유네스코는 총회, 집행이사회, 사무국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사무국은 프랑스 파리에 있다. 총회는 195개 회원국으로 구성(준회원국 10개국)되어있으며, 2년마다 개최되는 유네스코의 최고정책 결정기관이다. 집행이사회는 총회에 의해 선출된 58개국 대표로 구성되어있으며 유네스코 사업수행 감독, 총회 의제 준비, 총회 위임사항 심의 및 결정 등을 수행한다.
- 우리나라는 1950년 6월 제5차 유네스코 총회 시 55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였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외교부 사이트 (오른쪽 화살표) 유네스코개황(PDF 자료)

발행처: 법무부 인권국. 발행인: 김수아 인권정책과장. 편집인: 강보경, 장현주, 신유정, 김연우. 디자인: 디앤디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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