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분 교정공직자들을 위한 추도사

작성일
2023.06.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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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기획과

167분 교정공직자들을 위한 추도사

 - 2023. 6. 5. 법무부장관 한동훈 -


  여러분, 반갑습니다. 


  “‘전쟁통’에 태어났을 수도 있어. 그러니, 지금 내 상황이 ‘최악’은 아니잖아”. 힘들 때, 이런 생각 하잖아요. 이런 게 은근히 위로가 되지요. 저는 그렇더라구요. 

 

  그런데, 여기, 167분들에게는 ‘진짜 전쟁통’이었고, ‘진짜 최악’이었습니다. 

  물론, 압도적인 공포와 타협해서 눈 한번 질끈 감고 도망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이럴 때 멋있는 척 해봐야 너만 손해’라고 충고하는 사람들 많았을 겁니다.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심이다”. 여기 167분은 그때 그곳에서, ‘공포’에 ‘반응’하지 않고, ‘용기’내기로 ‘결심’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결심’으로, 167분의 교정공직자들은 ‘불멸’이 되셨습니다. 

 

  70년 후, 선진국이 된 자유민주주의 나라,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후배 공직자로서, 법무부장관으로서 167분의 이름을 소박한 돌에 새겨 기리고자 합니다. 다만 이런 분들이 계셨다는 걸, 70년간 몰랐던 것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2023년 6월에야, 대한민국 정부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그때로부터 70년이 지나, 자유민주주의의 나라이자 선진국이 된 2023년의 대한민국이지만, 동료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 분들에 대해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7년 전 군복무 중 순직하신 21살의 고 홍정기 일병님은 '자신에게 군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민국 같이 좋은 나라에서 태어난 운을 보답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저처럼 무딘 사람도, 꾹꾹 눌러쓴 그 문장을 보고 눈물이 났습니다. 어머님께서는 하늘이 무너지셨을테고 저는 상상도 못하겠습니다. 7년이 지났지만 그대로이실 것 같습니다. 법무부장관으로서,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홍정기 일병님이 말한 그 ‘좋은 나라 대한민국’에 걸맞은 제도를 만들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이제, 우리 모두, 70년 전 그날 밤, 그곳으로, 개성소년형무소로, 마포형무소로, 서울형무소로, 인천소년형무소로, 대전형무소로, 공주형무소로, 부천형무소로, 광주형무소로, 진주형무소로, 안동형무소로, 목포형무소로, 군산형무소로, 청주형무소로, 대구형무소로, 형무관학교로 돌아가 봅시다. 

  전쟁은 패색이 짙었고, 공포는 모두에게 전염병처럼 퍼져 있었습니다. 적들이 몰려오고 있었고, 평소 쏴본 적도 없는 소총 한 자루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도망갈 사람들은 이미 떠났고, 도와주러 올 사람도 없었습니다. 사실 거기 그분들이 있다는 걸 신경쓰는 사람조차 별로 없었습니다. 조용히 모닥불만 타고 있었지요. 

  그 적막 속에서, 167분은 예정된 자신의 죽음과 그 후 남겨질 사랑하는 가족들이 평생 겪게 될 생활고와 고통을 생각했지만,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날, 예정된 죽음과 고난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신 167분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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